[saint-Nicolas] 성 니콜라스의 전설을 아시나요? 성 니콜라스 할아버지 주소 알려드릴게요

2020. 11. 26. 06:084 Saisons


지구촌 곳곳에서 어린이들이 급 착해지는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우리 어린 시절에도 울면 안 된다고, 우는 아이에겐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안 주신다고 노래 노래를 했었죠. 벨기에 아이들도 눈이 빠져라 선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벨기에 아이들은 산타할아버지를 안 기다려요... 벨기에 아이들은 성 니콜라스 할아버지를 기다려요.

이 성 니콜라스 할아버지는 산타 할아버지랑 콘셉트가 비슷한 듯 달라요. 하얀 수염에 붉은색 계통의 옷을 입고 오는 건 같은데 그 붉은 옷이 중세시대 성직자의 복장이라 아이들이 더 겁을 먹을만한 비주얼이고요, (우리 집 큰아이도 궁금해하고 보고 싶어 하면서도 무서워서 같이 사진도 못 찍더라고요. ㅎㅎ) 산타 할아버지는 크리스마스에 오지만 성 니콜라스 할아버지는 실제 했던 성인이라 축일인 12월 6일에 옵니다. 산타 할아버지가 성 니콜라스의 변형된 형태라고 해요. 성 니콜라스의 네덜란드어 형태, 신터클라스 (Sinterklaas)를 보면 산타클로스와 상당히 비슷하죠? 또 산타 할아버지는 엘프가 만든 선물을 가지고 사슴들이랑 같이 오는데, 성 니콜라스 할아버지는 당나귀 하나 끌고오고요, 엘프 대신 Pere Fouettard (나쁜 사람들을 후려쳐준다는 성 니콜라스의 컴패니언인데, 지금 생각해보니 굿 캅 배드캅같은 역할인 거 같네요.)랑 와요.

나는 어려서부터 산타 클로스와 크리스마스를 지내며 자란 평범한 지구촌 어린이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어려서부터 우리집 아이들도 그런 연중행사를 추억에 남겨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크리스마스 아침에는 산타할아버지에게 받은 선물을 오픈하는 걸로 하루를 시작했는데, 이거 아이들이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하니, 그것도 크리스천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니 Family Tradition도 적잖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네요. 벌써 다음 주 주말이면 성 니콜라스 데이이므로 유치원과 학교에서는 이번 주, 다음 주, 총 2주간 성 니콜라스를 테마로 수업을 진행합니다. 학교는 물론 공부도 해야 하니깐 그 비중이 조금은 줄어들겠지만, 유치원은 정말 하루 종~~~ 일 주야장천 성 니콜라스 얘기만 하고, 성 니콜라스 그림만 그리고, 성 니콜라스 만들기만 하고, 성 니콜라스 노래만 부르고,,, 이러는 것 같아요. 유치원 2학년인 우리 둘째는 월요일 하굣길부터 성 니콜라스 이야기만 합니다. 지금 3일째인데요, 다음 주 주말까지 쭈욱 이어질 것 같아요.

첫째가 처음에 유치원에서 성 니콜라스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그냥 산타클로스랑 같은건데 날짜만 다른가 애매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애들이 자라면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서, 저 스스로도 좀 리서치를 했습니다. 성 니콜라스의 전설도 있고요, 노래도 여러 가지 있는데 성 니콜라스의 전설은 첨에 신랑이랑 보고 정말 뜨악!!! 했어요. 이게 애들한테 들려주는 전설이라고??? 유치원에서는 이 전설까지는 안 나오는 것 같지만 어쨌든 이 전설을 내용으로 한 구전가요처럼 노래도 있고 아이들용 카툰으로 유튜브에 있다는 거 아닙니까...
https://youtu.be/mZZqwKZVLbE

성 니콜라스의 전설

내용인 즉, 세 아이가 푸줏간 주인에게 납치, 토막살해되었는데 성 니콜라스가 그 푸줏간에 방문하고 푸줏간 주인은 도망가고 아이들은 부활하였다는 이야기...

전설은 너무 끔찍한데요, 다행히 아이들은 그런 끔찍한 디테일까지는 안 배우는 것 같고요, 대신 하루 종일 Venez, venez Saint Nicolas~를 외치고 있죠. 보통의 벨기에 아이들은 가장 크게 선물을 기대하는 날이 바로 이 성 니콜라스 데이이고요, 크리스마스는 그냥 자그마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넘어간다고 하네요. (친구 엄마들 붙잡고 많이 물어봤어요. ㅠ) 그런데 우리 집은 지금 이미 크리스마스가 선물 한몫씩 챙기는 날로 자리 잡아있고 12월 6일엔 계피 과자, 귤, 사탕 등을 받는 날인 걸로 되어있었는데 벨기에 교육을 받는 머릿수가 늘어가면서 점점 이날이 우리 가족들에게도 중요해지고 있네요. 우리 집 아빠는 러시아에서 자란 사람이라 뭐 이런 글로벌 명절에는 전혀 문외한이라 내가 연중행사 담당인데,,, 둘째가 자꾸 와서 성 니콜라스가 선물 주는 얘기를 해대니깐 다음 주 주말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고민이 늘어가고 있어요. ㅠㅠ 원래 크리스마스를 챙겨 오던 불가리아 출신 친구네는 당연히 둘 다 챙긴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선물이 너무 흔해지는 건 또 마음에 안 내키고, 어떻게 이 가족명절을 정리할지 좀 더 생각 좀 해봐야겠어요.

오늘 아이들은 성 니콜라스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벨기에 우체국에서 매년 하는 이벤트인데요. 11월중에 성 니콜라스에게 그림과 함께 편지를 써서 보내면 성 니콜라스 할아버지가 답장과 선물을 보내줍니다. 주소는 Rue du Paradis 1, 0612 Ciel (하늘나라 천국가 1번지, 우편번호 0612)

Saint Nicolas와 Pere Fouettard
지붕 위의 Saint Nicolas, Pere Fouettard, 당나귀)



그래도 우리집 아이들은 천상 벨기에 아이들이라 (영어 발음하는 거 보면 정말 한숨 나와요. ㅎㅎ) 벨기에 전통도 중요하지 싶어 우리 집 연중행사에 한자리 내주려 합니다. 원래는 12월 내내 캐럴을 틀어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인데요, 12월 6일까진 성 니콜라스 노래로 등하교 플레이리스트는 고정이에요. ㅎㅎ
https://youtu.be/cj5cZAvzOCo

La marche de Saint Nicolas (성니콜라스의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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