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8. 14. 02:51ㆍ여행기
일 년 내내 기다린 여름휴가입니다. 프랑스와 스위스를 건너 또 토스카나에 다녀왔습니다. 우리 가족이 벌써 세 번째로 여름휴가를 보낸 이곳은 몬텔루포피오렌티노라는 세라믹과 테라코타사 유명한 작은 마을입니다. 막내 아이가 여기에 처음 왔을 때가 한 살 반이었는데 이제 벌써 다섯 살이 다 되어가는 애교쟁이 꼬마로 자랐습니다.
전에 왔을 때는 매번 기차를 타고 피렌체를 방문했는데 (기차도 15분 간격으로 있고 25분 정도밖에 안 걸려서 지하철 타는 기분으로 티켓도 미리 안 사고 슬렁슬렁 가도 부담 없이 너무 좋은 거리입니다.) 이번에는 시에나에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니 와이너리에고 가고 좀 더 거리감이 있는 여행도 하게 되어 너무 감사하네요. 이번에 가고 싶었던 와이너리가 있었는데 와이너리도 휴가기간이라 급하게 다른 와이너리에 방문했습니다. 다음 휴가엔 와이너리도 미리 컨택해서 가야겠어요.
결과적으로 개인적으로 피렌체보다 시에나가 훨씬 좋았습니다. 중세도시로 걸어 들어간 느낌이랄까요? 놀이동산 중세 테마파크처럼 굽이굽이 굽어진 골목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나는데 ‘이런데 정말 사람이 산다고?’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몽생미셸에 갔을 때도 이런 생각 많이 했거든요. 나에겐 너무 생소하고 타임머신이라고 타고 온 것 같은 신기한 곳인데 이런 곳에서도 누군가는 하루하루 일상을 보낸다는 것이 새롭게 다가오고 내가 보내는 가끔은 지루한 일상도 누군가에겐 신기한 작은 발견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피렌체에선 한국 관광객들을 적지 않게 본 것 같은데 시에나에서는 한국 관광객이 많이 눈에 띄지는 않네요.

로마 전설에 나오는 암늑대상이 시에나의 상징입니다. 전승의 주인공인 레무스의 두 아들이 로마에서 도망쳐 나와 시에나를 세우면서 이 암늑대상을 가져왔다네요. 암늑대가 젖을 물려 사람 아기들을 키웠다니,,, 박혁거세급의 말은 안 되지만 다들 수긍하는 그런 종류의 전승인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탈리아 참 가까운데 가깝고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이유로 더 안 가게 됩니다. 저렴한 주말티켓을 찾아 큰 아이랑 조만간 둘이 다시 한번 와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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