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18. 15:52ㆍ여행기
벨기에의 불어권 학교들이 봄방학을 조정하면서 5월에 2주간의 봄방학이 생겼습니다. 푸틴이 전쟁놀이를 시작한 뒤로 우리도 시댁에 들를 수 없고 시부모님도 우리 집에 오시는 게 까다로워져서 이번 봄방학을 기회로 터키에서 함께 휴가를 보내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이제 터키 아니고 튀르키예라고 해야한다면서요? 영 입에 안붙는 새 이름이네요.) 지난해부터 로만이 시부모님들한테 몇 차례 이야기를 꺼냈었는데 좀 시큰둥한 분위기였거든요, 그런데 올해 초에 시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자 무언가 심경에 변화가 있으셨는지 터키 여행을 추진하자고 하셔서 같은 날짜에 같은 호텔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터키는 로빈이랑 에단이 어릴 때 친정 식구들과 함께 갔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너무 좋았어서 두 번 생각도 않고 덜컥 오케이를 해버렸죠. 여기에서는 booking.com으로 예약을 하고 시부모님은 러시아 현지 여행사에서 교통+호텔 패키지로 예약을 해서 같은 날 도착 같은 날 출발하는 일정으로 예약을 했습니다.
그랬는데 2월에 터키에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겠어요? 주위에 있는 터키 친구들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더라고요. 벨기에에도 터키 출신의 이민자들이 꽤 많은데 모금활동도 하고 구호물자도 보내고 연일 뉴스에는 터키 소식이 흘러나왔습니다. 친정 식구들도 여진도 계속 있다는데 이런 상황에 어떻게 터키로 휴가를 가냐고 걱정이 많으셨는데 터키도 나라가 커서 이렇게 큰 지진이 났는데도 영향을 안받은 지역은 또 직접적인 피해가 없었다고 하네요. 브뤼셀에서 뒤셀도르프까지 차로 이동해서 공항 주차장에 주차를 해두고 안탈리아행 비행기를 타기로 했습니다. Brussels에서 Antalya로 바로 가는 비행기는 거의 Charleroi에서 출발하는데 Charleroi 공항은 브뤼셀 서브공항으로 (인천공항 옆 김포공항정도?) 한 번도 이용해 본 적은 없지만 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고속버스 터미널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Charleroi보다 Düsseldorf가 더 편할 것 같아서 그렇게 했는데 비행시간이 썩 좋진 않았어요. 갈때도 자정이 넘어 호텔이 도착했고 올 때도 집에 오니 새벽 세시더라고요. 그래도 미리 예약해 두었던 Düsseldorf 공항주차장도 괜찮았고 큰 문제 없이 여행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크지 않은 자잘한 문제들은 있었긴 합니다.)

출발 전 일주일 전부터 타이어도 상태가 안좋아서 서비스 센터에 들렀는데도 서비스 센터에서 대충 봐준 건지 어쩐 건지 타이어도 내내 불안 불안했어요. 이것 때문에 집에 새벽 세시에 도착한 것도 있긴 하지만요.
아직 꼬꼬마들인 우리집 아이들은 비행기에 TV도 없고 밥도 안 준다며 실망하더라고요. 이번에 Corendon 비행기를 처음 타봤는데 저렴한 가격에 휴양지 노선들을 위주로 운항합니다. 비행기는 뭐 그냥 휴가지로 가는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제시간에 뜨고 내리고 수하물 문제만 없음 저는 만족이고요.
날씨 구리구리한 유럽의 봄에 익숙해져 맑은 날씨가 너무 그리웠나봐요. 밤늦게 도착해서 자고 첫날 일어났을 때 터키의 햇살이 얼마나 눈부시게 예뻤는지 아직도 머릿속에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네요. 세탁세제 광고에 나오는 장면 같았어요. ㅎㅎ
그럼 호텔 후기는 다음 포스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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