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당일치기

2023. 3. 5. 23:15여행기

지난달에도 한번 했는데 이것도 하다 보니 또 할만하게 느껴지네요. ㅎㅎ 막냇동생이 파리 패션위크에 출장차 열흘정도의 스케줄로 파리에 왔습니다. 파리에 왔다지만 출장으로 온지라 놀 짬은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밥 먹을 시간은 낼 수 있지!’ 오전에 스케줄이 없다는 토요일에 파리로 달려갑니다.

브뤼셀 출발 파리 9구에 위치한 동생 호텔에 9시 반에 도착이 목적이니 집에서 아이들 끌고 5시 반에 출발합니다. ㅋㅋ 애들은 이모 만난다고 들떠서 피곤하지도 않은가 보더라고요. 역시 우리 집 아이들 체력은 👍

호텔 앞 미팅포인트에 범상치 않은 형광 분홍색 머플러를 픽업해서 베르사유로 향합니다. 성에는 안 들어갔고요, 아직 날도 추워 별 볼 것 없는 정원을 잠깐 걷고 커피 한잔 한 게 다예요. 그날 스케줄이 오후 2시 반에 4구에서 있더군요. 원래는 Fontainebleau나 Auvers-sur-Oise 아니면 Chantilly, Le Plessis-Robinson 같은 안가 봤을 것 같은 곳을 좀 보여주고 싶었는데 밥도 먹여서 2시에 일하는데 라이드 해줄 생각을 하니 각이 안 나오네요. 아쉽지만 다른덴 담에 여행으로 와서 가는 걸로… 파리에 뭐 가려고 들면 갈 데가 오죽 많아야죠.

어쨌든 수박 겉핥기로 베르사유에 발만 한번 담그고 (그래도 주차비는 6유로 ㅋㅋ) 미리 봐두었던 15구의 한식집으로 향합니다. 브뤼셀의 맛잘알 친구들 중 한 명이 소개해준 거라 고민 안 하고 갔는데 괜찮았어요. 물론 먹을 거 사진 없지만 (보통 먹느라 바빠서 사진을 잘 못 찍는데 로만이 보쌈 사진은 하나 찍었네요 😘) 탄산수 한 병에 탕수육, 순댓국, 만두, 불고기, 보쌈에 공깃밥 하나 추가로 시키고 어른 셋, 아이 셋이 배부르게 잘 먹고 120유로 정도 나왔습니다. 우리 집 명예 한식 전문가 평으로는 특별히 맛있다기보다는 빠지는 게 없는 맛.
 
Songsan
20 Rue Marmontel, 75015 Paris, France
+33 1 45 32 40 70
https://imsrestoparis15.com/menu_songsan


밥 먹고 4구에서 열리는 Hermes 쇼에 라이드 해주는 걸로 짧은 동생과의 재회를 마감했습니다. 쇼장 입구에 유명한 사람들인지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 찍으려고 기자들도 몰려있고, 몇몇은 자체적으로 왔는지 쇼장 주변에서 소규모로 사진 찍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그런 거 보니 우리 집 꼬맹이가 다 커서 뭔가 한몫하는구나 싶어서 좀 감동적이기도 했습니다. 조금 더 볼 욕심에 스케줄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일하는 사람도 마음이 불편하고 기다리는 사람도 점점 더 힘들어질 것 같아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립니다.

오늘 길에는 Intermarché에 들러서 장도 살짝 보고요. (바로 옆인데도 제법 가격차이가 나는 Tête de Moine을 비롯한 치즈와 와인 위주로 장을 봅니다. 마트 바게트도 프랑스에서 사는 게 더 맛있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파리,,, 글쎄요. 언제나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들뜨는 곳이죠. 그렇지만 갈 때마다 파리 진입하는데 불법 거주자들에 지저분하고 위험한 도로, 교통난에 정말 좋아하기 힘든 곳이라는 생각도 갈 때마다 듭니다. 정말 이중적인 마음이긴 한데 브뤼셀에 살다가 파리에 가면 시골쥐가 서울에 가는 기분이라 신기한 게 눈이 돌아가게 많은 와중에 정말 더럽고 살기 힘들겠다는 생각에 갈팡질팡합니다.

파리 다니다보면 곳곳에 재미있는걸 많이 발견하게 되거든요. 브뤼셀도 마찬가지이지만요. 파리에서 발견한 것 중 제일 귀여웠던 게 우리 집 막내아이가 좋아하는 Dora The Explorer에 나오는 Swiper의 모자이크를 건물에서 발견했는데 길 이름이 Rue du Renard (여우거리)였어요. 귀여워서 사진으로 하나 남겨봅니다.
 
그래도 어쨋든 맘먹고 가야 가게 되는 파리라 또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당일치기도 나름 할만한데 날씨가 따뜻해지는 대로 꽃이 만발한 베르사유를 보러 조만간 또 방문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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