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xelles, Je t'aime

2024. 9. 6. 20:43벨기에 육아

10여 년간의 브뤼셀 생활을 접고 이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사가 결정되고부터 더 자주 듣는 Angele의 Bruxelles, Je t'aime

https://youtu.be/a79iLjV-HKw?si=iuj33mj_fhAs8Bic

 

아이들 교육 환경을 위해서 가족의 삶의 질을 위해서 이사를 결정했지만 아직도 생활권은 브뤼셀이고 아이들도 많이 그리워합니다. 아직 이사를 한건 아니라 전 학교 친구들과 계속 만나기도 하고요. 아이들 모두 브뤼셀에서 태어났고 모든 생활이 여기였지만 정원 있는 삶을 꿈꾸었던 우리 부부이기에 이렇게까지 아쉬울 줄은 몰랐네요. 모든 결정에는 후회가 뒤따르지만 지금의 이 결정을 하지 않았다면 다른 삶을 꿈꾸는 채로 남아있겠죠.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고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이번 여름휴가를 한국으로 다녀오면서 아이들이 부쩍 자랐습니다. 세상 쿨할 줄 알았던 둘째 아이는 "엄마는 왜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거야?" 하더니 "엥? 엄마 한국에서 태어났는데?"라는 말에 그런데 왜 자기는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냐며 울음을 터뜨립니다. 오히려 눈물을 보일줄 알았던 막내는 "우린 또 만날 거니깐 울 필요 없어."라며 혼자 마음을 다잡더라고요. 이럴 때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외국에서 이러고 있는 건지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나이가 든다는 건 그리운 것이 늘어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내 인생을 되돌아보면서도 어릴 때 엄마, 아빠랑 갔던 그곳, 동생과 먹었던 그 음식, 그때 그 친구와 들었던 음악이 사무칠 때가 많다는 걸 깨달을 때 나의 나이가 실감이 됩니다. 한국에서 이모랑 헤어질 생각에 눈물을 터뜨리는 우리 둘째 아이를 보며 이렇게 이 아이도 그리운 것이 생겨가고 그렇게 성장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디로 가느냐? 뭐 듣고 보면 시시할 수도 있어요. 브뤼셀에서 16km 정도 떨어져 있는 나폴레옹의 전투로 유명한 지역으로 갑니다. 16km면 서울역에서 잠실역까지 주행거리정도 된다네요. ㅎㅎ 이렇게 쓰고 보니 또 정말 별거 아닌 거리. 벨기에는 엄청 작은 나라랍니다. 저기까지 이사 가면서 브뤼셀 학교 친구들이랑 몇 번을 부둥켜안고 작별인사를 했는지 몰라요. 물론 그러고서 계속 몇 번을 더 만났지만. ㅎㅎ

 

한동안 블로그를 등한시했지만 이제 또 새로운 전원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으니 블로그 이야기 소재가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게으름만 피우지 않는다면요.

 

그럼 a bient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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